"여기는 어디지? 온통 하얀색이잖아."
"여기는 네 마음속이야."
"여기가 내 마음 속이라고?"
"근데 넌 누구니? 목소리만 들리는데?"
"나는... 너야."
"네가 나라고? 말도 안 돼."
"너는 항상 네 마음속을 알고 싶어 했어."
"내가? 전혀 아닌데?"
"너의 무의식에서 원했어."
"무슨 소리야? 무의식에서 원했다니?"
"그건 차차 네가 알아야 해."
눈을 떴다.
"꿈이었구나."
mankiwss는 이상한 꿈을 꾸었다고 생각한다.
"근데... 왜 온통 하얀색이지?"
죽음 : "그건 네가 아무 관심이 없기 때문이야."
mankiwss : "당신은 누구죠?"
죽음 : "나는 '죽음'이지."
죽음은 항상 mankiwss를 따라다니고 있었다.
mankiwss : "내가 생각했던 모습과 상당히 다르네요."
죽음 : "평소에는 어떻게 생각했지?"
mankiwss : "음... 해골? 뼈다귀?"
죽음 : "그건 사람들이 만든 모습에 불과하지."
mankiwss : "사람은 왜 죽어야 하나요?"
mankiwss는 사람이 죽어야 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어차피 죽는 존재라면 굳이 세상에 태어날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죽음 : "그건 나도 대답하기 어려워."
mankiwss : "왜죠?"
mankiwss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죽음을 째려보았다.
죽음 : "내가 대답할 수 있는 사실은, 사람은 이미 죽기로 정해져 있다는 거야."
mankiwss : "이미 죽기로 정해져 있단 말인가요?"
mankiwss는 죽음의 대답에 잠깐 정신이 멍했다.
mankiwss : "누가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죠?"
죽음 : "글쎄... 신?"
mankiwss :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 마요!"
mankiwss는 죽음의 대답에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mankiwss는 신이 사람을 만들었다는 말을 가장 싫어한다.
mankiwss : "그건 사람들이 만든 허구잖아요? 신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죠? 당신도 신인가요?"
죽음 : "나는 신도 아니고 그 무엇도 아니야. 나는 그저 죽음일 뿐이지."
mankiwss : "사람이 이미 죽기로 정해져 있다면, 굳이 살 필요가 있을까요?"
죽음 : "거기서부터는 스스로 찾아야 돼."
mankiwss : "무슨 소리죠?"
죽음 : "아무도 살아야 하는 이유를 정확히 알진 못해. 그러나 그 누구도 스스로 죽어야 하는 이유도 없지."
mankiwss는 곰곰이 생각했다. 이미 세상에 태어나버렸고 그렇다면 살아야 한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 걸까?
mankiwss : "사람이 죽어야 하는 건 마땅한가요?"
죽음 : "그럼 내가 반대로 질문하지. 내가 죽음으로 존재하는 건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하나?"
mankiwss는 죽음의 질문에 한참을 망설였다. 그 질문은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죽음 : "너도 쉽게 대답 못 하겠지? 네가 한 질문은 사실 나로서도 뭐라고 대답하기 굉장히 어려워. 왜냐하면, 이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더 많거든."
mankiwss : "그러면 그냥 이대로 살아야 한다는 말인가요?"
죽음 : "어쨌거나 너는 사람으로 태어났어.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사람답게 사는 게 중요하지."
mankiwss : "사람답게 사는 건 어떤 걸 의미하는 거죠?"
죽음 :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는 거지."
mankiwss : "죽는데 행복함을 느낄 수 있나요?"
죽음 : "나는 수많은 사람의 죽음을 봤지. 그중에는 정말 끔찍한 고통으로 일관하다 죽는 사람도 있고, 정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죽음을 맞이한 사람도 있지."
mankiwss는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할지 생각을 했다. 희미하게 보이는 미소.
죽음 : "죽는 게 두렵나?"
mankiwss : "두렵지 않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겠죠? 그러나 전 이미 죽음을 수용했어요. 어차피 죽는다면 일찍 수용해서 삶을 더 적극적으로 사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했죠."
죽음 : "그럴듯한 생각이군."
mankiwss : "내가 죽는 날도 정해져 있나요?"
죽음 : "그건 아무도 몰라. 그러나 한 가지 방법은 있지."
mankiwss : "자살."
죽음 : "그래, 자살. 가장 허무하고, 끔찍하고, 부질없고, 의미 없는 죽음."
mankiwss : "자살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인데 그것도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죠. 하지만 그 용기를 다른 데에 썼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들어요."
죽음 : "자살을 시도해 봤나?"
mankiwss : "우울할 때 생각은 들었지만, 시도는 하지 않았거든요. 죽을 용기는 없는 거 같아요. 저는 나약한 존재예요."
mankiwss는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죽음에게 털어놓는다. 죽음은 mankiwss의 이야기를 듣기만 한다.
mankiwss : "인간의 수많은 감정 중 우울이라는 녀석은 사람을 너무나 괴롭히죠. 자칫 잘못하면 극단적인 상황으로 끌고 갈 수도 있거든요. 저도 한 번 그 경험을 하고 나니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아졌어요. 기분이 굉장히 안 좋거든요."
죽음 : "사람은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존재지. 그것이 사람만이 지니고 있는 특징이야. 그러나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면 허무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 예를 들면 방금 네가 말한 것처럼 말이지."
mankiwss : "우울이라는 감정이 없다면, 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죽음 : "사람의 감정은 아무렇게나 생겨나진 않았을 거로 생각해. 우울이라는 감정도 분명 이유가 있겠지. 하지만 무엇 때문에 그런 감정을 느껴야 하는지 아무도 몰라. 사람은 굉장히 복잡한 동물이거든."
"또 내 마음 속인가?"
"맞아, 여전히 하얗네."
죽음 : "사람은 마음이 원래 하얗나?"
mankiwss : "어떻게 여기에 온 거죠?"
죽음 : "나는 너의 일부이니까."
죽음은 사람의 일부이다. 그러나 사람은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다.
죽음 : "마음을 꾸밀 순 없나?"
mankiwss : "마음을 어떻게 꾸미죠?"
죽음 : "그걸 지금 나한테 묻는 건가?"
mankiwss : "죄송해요."
죽음 : "관심을 가져."
mankiwss : "어떤 관심이요?"
죽음 : "네가 하고 싶은 거."
mankiwss : "저는 글쓰기가 좋은데요?"
죽음 : "그러면 다른 이유가 있겠군."
mankiwss는 교실 책상에 앉아 창밖을 바라본다. 그리고 펜과 종이를 꺼내서 무엇인가 적는다.
짝꿍 : "무슨 글을 쓰는 거니?"
mankiwss : "그냥... 아무거나."
mankiwss는 진짜로 주제 없이 아무 글을 쓰고 있다.
짝꿍 : "너 글씨 되게 못 쓴다."
mankiwss의 글씨는 정말로 형편이 없다. 펜글씨 시험에서 2번이나 떨어졌다.
mankiwss : "너도 글쓰기에 관심이 있었니?"
짝꿍 : "나는 작가가 꿈이거든.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걸 좋아해."
짝꿍은 mankiwss보다 글씨를 엄청 잘 쓴다. mankiwss는 자신의 글을 보며 한숨을 내쉰다.
문을 열었다. 한 소녀가 쭈그려 앉아서 울고 있었다. 소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mankiwss를 쳐다봤다.
mankiwss : "여기서 뭐 하니?"
소녀 : "계속해서 울고 있었어요."
mankiwss : "왜?"
소녀 : "슬퍼서요."
mankiwss : "혼자니?"
소녀 : "네."
mankiwss : "이곳에 사람이 왔다 갔니?"
소녀 : "꽤 많은 사람이 제 곁을 머물다 갔어요. 하지만 아무도 저한테 말을 걸지 않았어요."
mankiwss : "그것 때문에 우는 거였니?"
소녀 : "아니요, 전 항상 혼자였어요."
mankiwss : "친구가 없니?"
소녀 : "잘 모르겠어요. 항상 이곳에 있었거든요."
mankiwss : "나와 함께 밖에 나가지 않을래?"
소녀 : "좋아요."
소녀 : "여기는 어디예요? 온통 하얗네요."
mankiwss : "너한테도 그렇게 보이니?"
소녀 : "네. 하얀색 크레파스로 색칠한 것 같아요."
mankiwss : "좋은 곳에 있다가 넓은 곳에 나오니까 기분이 좋지?"
소녀 : "네. 근데 여기는 mankiwss의 마음 속인가요?"
mankiwss : "어떻게 알았지?"
소녀 : "그냥 왠지 그럴 것 같았어요."
mankiwss : "마음을 어떻게 꾸며야 할까?"
소녀 : "그걸 저한테 묻는 거예요?"
mankiwss는 죽음에게 질문했던 걸 소녀에게 똑같이 물었다.
소녀 : "심심해요."
mankiwss : "나하고 대화하는데도?"
소녀 : "너무 진지한 대화만 하잖아요. 재미가 없어요."
mankiwss : "...."
mankiwss : "너는 죽는 게 두려워?"
짝꿍 :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
mankiwss : "나하고 똑같은 생각이네."
짝꿍 : "뭐가?"
mankiwss : "아니야 아무것도."
mankiwss는 갑자기 펜과 수첩을 가방에서 꺼내고 곧바로 무엇인가를 적는다.
짝꿍 : "뭐 적는 거야?"
mankiwss : "있어, 그런 게."
mankiwss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무조건 종이에 기록했다. 그 생각이 스쳐 지나가기 전에 붙잡아 두는 방법이다.
mankiwss : "사람은 왜 죽는 걸까?"
짝꿍 : "그걸 알면 이러고 있진 않겠지?"
mankiwss : "죽는 걸 알면서도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이상해."
mankiwss는 문을 열었다. 소년이 보였다.
소년 : "왜 이제 왔어요?"
mankiwss : "너도 울고 있었니?"
소년 : "제가요? 전혀 아닌데요?"
소년은 방긋 웃으면서 mankiwss를 맞이했다.
mankiwss : "내가 친구 한 명 소개해 줄까?"
소년 : "저야 좋죠!"
mankiwss는 소년에게 소녀를 소개해 줬다.
mankiwss : "서로 인사해. 이쪽은 소녀, 저쪽은 소년이야."
소년 : "안녕?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소녀는 약간은 부끄러운 듯 mankiwss의 뒤에 숨어서 눈으로만 훑고 있다.
짝꿍은 언제부턴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mankiwss는 짝꿍의 빈자리를 본다.
"무슨 일이 있나? 학교에 나오지 않네."
일주일, 한 달, 일 년... 짝꿍은 소식이 없다. 온종일 짝꿍 생각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죽음 : "짝꿍이 그리운가?"
mankiwss : "아... 아니요."
죽음 : "그리운 게 확실하군."
mankiwss : "...."
죽음 : "왜 고백을 안 했지?"
mankiwss : "그런 거 아니에요."
죽음 : "얼굴이 빨개지는데?"
죽음 : "후회 없는 선택을 해."
mankiwss는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그러나 짝꿍을 무슨 수로 찾아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mankiwss : "여기가 어디지?"
짝꿍 : "내 마음속이야."
mankiwss : "오랜만이야."
짝꿍 : "고마워."
mankiwss : "뭐가?"
짝꿍 : "내 마음속 소녀를 위로해 줘서."
mankiwss : "울고 있었단 사실을 알고 있었니?"
짝꿍 : "그래, 하지만 용기가 없었어."
mankiwss : "괜찮아, 이제부터 용기를 내면 돼."
짝꿍은 mankiwss를 자신의 마음속으로 불렀다. 짝꿍도 mankiwss를 마음에 품고 있었다.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누구도 먼저 손길을 내밀지 않았다.
mankiwss : "요즘 어떻게 지내니?"
짝꿍 : "대학교에 다니고 있어. 너는?"
mankiwss : "나도 대학교에 다니고 있지."
mankiwss는 짝꿍과 이것저것 이야기를 한다.
mankiwss는 군대에서도 글짓기에 매진한다. 책도 열심히 읽고, 운동도 열심히 한다. 가끔은 짝꿍 생각도 한다. 전역하고 학교에 복학한다. 남들은 취업 준비를 하고 있지만, mankiwss는 글짓기 공모전에 응모하고, 글에 관련된 일을 찾아본다.
죽음 : "작가가 되고 싶나?"
mankiwss : "그저 글 쓰는 게 좋아서요."
죽음 : "'죽음'에 관한 글을 써보는 게 어때?"
mankiwss : "그것도 꽤 흥미로운 주제이긴 하죠."
mankiwss는 틈만 나면 글을 썼다. mankiwss가 유일하게 관심 있는 일이 바로 글쓰기다. 다른 건 몰라도 글쓰기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했다.
mankiwss : "우리도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죽음 : "그건 네가 생각하기 나름이지."
mankiwss : "저랑 친구 하는 건 어떻게 생각해요?"
죽음 : "죽음과 친구를 하고 싶나?"
mankiwss : "그러면 안 되는 법이라도 있나요?"
죽음 : "잠시 나와 어디 좀 갈까?"
mankiwss : "어디요?"
갑자기 낯선 곳에 순간 이동을 한 mankiwss.
mankiwss : "여긴 어디죠?"
죽음 : "병원."
mankiwss : "여긴 왜 온 거죠?"
병원 특유의 냄새가 mankiwss의 코를 찔렀다. 그렇게 기분 좋은 냄새가 아니다. 여기저기 환자들의 곡소리가 병원 가득 울려 퍼진다.
mankiwss : "정신 사납네요."
죽음 : "너도 병원에 오고 싶나?"
mankiwss : "미쳤어요? 뭐가 좋다고 여길 와요?"
mankiwss는 죽음이 하는 말에 광분한다.
죽음 : "하지만 이게 사람의 본질이야."
mankiwss : "...."
mankiwss는 죽음의 말에 할 말이 없다. 나약한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는 건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죽음 : "돈이 많다고 죽음까지 살 순 없지."
mankiwss : "저도 나중에 병들면 이렇게 추한 모습을 보이겠죠?"
죽음 : "저 모습이 추하다고 생각하나?"
mankiwss : "그렇게 좋은 모습은 아니죠."
죽음 : "어떤 생각이 드나?"
mankiwss : "그저 나약한 사람의 모습."
mankiwss는 사람이 병들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사람의 본질을 깨닫는다.
잠시 생각에 잠긴 mankiwss.
"사람이 태어난다. 그 이유는 모른다. 어쨌든 사람은 세상에 내던져졌다. 반드시 살아남아야 하고, 죽기 전까지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 하지만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사람이 지구에서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 태어날 때부터 죽음을 맞이한다는 사실을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계속해서 살다 보면 사람이 죽는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닫는다. 그렇다고 뾰족한 수가 없다. 왜? 사람이 죽어야만 하는지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다. 그럴듯한 답변으로 오히려 혼란만 가중한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사람이 죽는 존재라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태어나야만 하는 걸까?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죽음을 경험하지 않아도 될 텐데... 죽음이 주는 두려움보다 사람으로서 살아야 하는 두려움이 더 크다. 사람은 이해하지도 못하는 일을 한다. 잘난 척하는 사람들도 자기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조차 죽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사람의 수명을 늘릴 순 있어요 죽음을 막진 못한다. 우리는 죽음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건가? 죽음은 우리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소년 : "mankiwss! 짝꿍을 좋아하면서 도대체 왜 고백을 안 하는 거죠? 정말 남자답지 못하네요."
mankiwss : "...."
매일 밤 꿈속에서 mankiwss의 마음속에 사는 소년이 찾아와서 고백하라고 한다. mankiwss는 그럴 때마다 "알았어"라고 한다. 소년과 소녀는 두 손을 꼭 잡고 mankiwss를 찾아왔다.
짝꿍 : "소년이 찾아왔어."
mankiwss : "그래?"
짝꿍 : "네가 나를... 좋아한다고 말했어."
mankiwss : "...."
mankiwss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짝꿍의 얼굴을 쳐다봤다. 짝꿍은 얼굴이 빨개졌고, mankiwss도 얼굴이 빨개졌다.
학교 안에 벚꽃이 활짝 피었다. 저마다 나들이를 한다. 가족, 연인, 친구... mankiwss는 매점에 들려서 삼각 김밥 한 개와 음료수 한 개를 사서 먹는다.
죽음 : "혼자 먹으니까 맛있나?"
mankiwss : "깜짝이야! 갑자기 불쑥 나오면 제가 놀라잖아요!"
죽음 : "그래서 짝꿍한테 고백은 했나?"
mankiwss : "제 일에 관심이 많으신가 봐요?"
죽음 : "남녀 일은 아무도 모르지."
mankiwss : "죽음도 사랑을 하나요?"
죽음 : "어떨 것 같나?"
mankiwss : "그거야 저는 죽음이 아니라서 잘 모르죠."
mankiwss는 문득 죽음도 사랑을 하는지 궁금했다. 지구에 있는 모든 존재는 사랑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mankiwss : "사랑은 좋은 거겠죠?"
죽음 : "사랑과 죽음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나?"
mankiwss : "그게 무슨 말이죠?"
죽음 : "만약에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다면 mankiwss는 어떨 것 같은가?"
mankiwss : "굉장히 슬플 것 같은데요?"
죽음 : "왜 그렇지?"
mankiwss :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니까요."
죽음 : "감정의 동물이라... mankiwss는 어떨 때가 가장 슬픔을 느끼지?"
mankiwss : "저는 맛있는 음식을 못 먹을 때?"
죽음 : "장난하지 말고 진심으로 대답하게."
mankiwss : "저는 장난이 아니고 진심으로 하는 말이에요. 맛있는 음식을 못 먹으면 기분이 매우 처진다고요."
mankiwss는 다른 건 몰라도 음식에 민감한 사람이다. 먹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 mankiwss.
죽음 : "음식이 좋나? 사랑하는 사람이 좋나?"
mankiwss : "음...."
죽음 : "내가 너무 어려운 질문을 한 건가?"
mankiwss : "저는 둘 다 좋아요."
죽음 : "내가 설마 둘 다 좋다는 답변을 들으려고 질문을 한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겠지?"
mankiwss : "농담이에요. 사랑하는 사람이 좋죠."
사실 mankiwss는 사랑을 잘 모른다. 남녀가 사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도 없다. 순수한 사랑... 때 묻은 사랑... 도대체 사랑은 무엇일까?
"사랑은... 사람처럼 복잡하다. 남녀가 서로 관심을 갖고 사랑에 빠진다. 인연이 계속되면 결혼까지 한다. 결혼하면 행복할까?"
mankiwss는 사람이 사랑하면 결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사람이 만들어 놓은 규칙으로 결혼해야 한다. 그것이 정녕 사랑의 결과인가?
죽음 : "사랑하는 사람을 대신해서 죽을 수 있을 것 같나?"
mankiwss : "그렇게 하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죽음 : "글쎄... 죽은 사람은 말이 없으니 살아 있는 사람만 더 고통스럽지 않을까?"
mankiwss : "참,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의 목숨은 하나인데 마치 죽어줄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이 신기해요."
죽음 : "그만큼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증거겠지."
mankiwss : "사랑의 힘이 그렇게 대단한 건가요? 목숨을 바꿀 수 있을 만큼?"
죽음 : "사람은 워낙 특이한 존재니까."
mankiwss는 하나뿐인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대신 죽을 수 있는가에 대한 생각에 잠겼다. 과연 그렇게 해서 무엇이 달라질 수 있을까?
mankiwss : "사람으로 사는 게 참 어렵네요."
죽음 : "그럼 지금 죽을 텐가?"
mankiwss : "뜬금없이 무슨 말이에요?"
죽음 : "나는 사람이 죽는 걸 언제든지 환영하지. 내 이름이 '죽음' 아닌가?"
mankiwss : "그래서 지금 나보고 죽으란 말이에요?"
죽음 : "강요는 할 수 없지만, 선택은 언제나 mankiwss의 자유지. 나는 사람처럼 감정을 느낄 수 없으니 말이야."
mankiwss : "만약 내가 죽으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거죠?"
죽음 : "지옥으로 갈 것 같나? 아니면 천국으로 갈 것 같나? 그런 건 다 사람이 만든 허상 아닌가? 사람의 주특기지. 지어내는 것."
mankiwss : "그건 부인 못 하겠군요. 어느 정도 일리 있는 말이에요. 사람은 '생각'을 하는 동물이니까요."
죽음 : "사람이 죽으면 그다음은 어떻게 될지 나도 잘 몰라. 그래서 함부로 말할 수가 없지."
mankiwss : "솔직하네요."
죽음 : "굳이 거짓말을 할 필요는 없으니까."
mankiwss : "죽기 전에 느낌이 궁금하긴 해요. 진짜로 삶의 마지막이 다가올 때 사람은 어떤 느낌을 받을지... 당신은 죽지 않는 존재인가요?"
죽음 : "불사조를 말하는 건가?"
mankiwss : "자체가 죽음이잖아요."
죽음 : "물론 나는 존재 자체가 '죽음'이니까 죽을 수도 없겠지. 하지만 지구가 멸망한다면 나도 끝이야. 사람이 살아있는 한 영원히 존재할 것이고, 지구가 멸망한다면 사람도 멸종하니 곧 나도 사라지겠지."
mankiwss : "한마디로 불사조가 맞네요."
죽음 : "뭐... 그런 셈이지. 내가 부럽나?"
mankiwss : "전혀요. 감정을 못 느낀다고 해도 사람의 죽음을 계속해서 지켜보는 건 별로인 것 같아요. 제 기준에서는요."
죽음 : "나도 사람이 왜 죽는지 이해가 되질 않아. 하지만 굳이 이해할 필요는 없지."
mankiwss : "왜죠?"
죽음 : "이미 그렇게 정해져 있으니까."
mankiwss : "저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죠?"
죽음 : "그건 네가 결정할 일이야."
mankiwss : "죽기 전까지 제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죽음 : "사람은 '가치'와 '의미'를 중요시하지 않나?"
mankiwss : "그런 것이 필요는 하죠."
죽음 : "그렇다면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찾아서 해보는 게 낫겠지?"
mankiwss : "음.... 의미와 가치라... 나쁘진 않네요."
mankiwss는 사람을 도울 방법을 생각한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사람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mankiwss : "제가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저와 같은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요."
죽음 : "그것도 좋은 일이지."
mankiwss : "사람이 사람을 돕는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요?"
죽음 : "그것이야말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 아닐까?"
mankiwss :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죽음 : "그래, 나는 그렇다고 봐."
mankiwss : "지금 하는 일이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죽음 : "나는 이미 정해져 있는 일이야. 바꿀 수도 없지. 그러나 나의 일이 사람에게는 별로 탐탁지 않게 여길 거야. 왜냐하면, 사람은 죽음을 싫어하고 두려워하니까."
mankiwss : "그 일이 싫어요?"
죽음 : "나는 사람처럼 감정을 느낄 수 없어서 이 일이 좋은지 싫은지는 알 수 없지. 그저 내 역할이 죽음을 맞이하는 일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
mankiwss : "이미 정해져 있는 일... 한편으론 사람이 나을 수도 있겠네요."
죽음 : "왜지?"
mankiwss : "사람은 그 일이 마음에 안 들면 언제든지 다른 일을 할 수 있거든요. 선택과 자유가 있으니까요."
죽음 : "죽을 수 있는 선택과 자유도 있지."
mankiwss :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거 아니에요?"
죽음 : "나는 죽음이니까."
mankiwss는 사람의 자유가 어쩌면 반드시 행복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자유를 누릴 수 있지만, 그중에서 해서는 안 될 자유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mankiwss : "사람에게 자유가 있다는 건 좋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만, 반대로 좋지 않은 의미로도 해석할 수가 있죠."
죽음 : "사람이 자유를 누릴 수가 있다는데 안 좋은 의미도 있나?"
mankiwss : "네, 이를테면 자살이죠."
죽음 : "그러고 보면 사람은 정말 특이한 존재가 확실하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까?라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mankiwss : "저도 사람이지만, 사람이 이해가 안 될 때가 많죠. 심지어 저 자신도 이해가 안 될 때도 많아요. 저는 굉장히 감정 기복이 심하거든요. 하루에도 기분이 수십 번은 오르락내리락하는 것 같아요."
죽음 : "사람은 흥미로운 경험을 자주 하는 것 같군."
mankiwss : "사람의 감정을 한번 느껴보고 싶나요?"
죽음 : "느낄 수만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이지.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어."
mankiwss : "유감이네요."
죽음 : "나한테 사람에게 쓰는 말을 던질 필요는 없어. 어차피 잘 모르니까."
mankiwss는 감정이 요동친다. 알 수 없는 기분이 mankiwss를 휘감는다.
죽음 : "저기 걸어가는 노부부 보이나?
mankiwss : "어디요? 아, 저기 보이네요. 근데 왜요?"
죽음 : "어떤 생각이 들지?"
mankiwss : "아옹다옹 티격태격 서로 친구처럼 장난을 치고 있네요. 손을 꼭 잡고 데이트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여요."
죽음 : "저런 모습으로 늙고 싶나?"
mankiwss : "그전에 결혼부터 해야 할걸요?"
죽음 : "아니... 내 말은 저렇게 해맑은 표정으로 늙고 싶으냐는 말이지."
mankiwss : "사람은 누구나 늙잖아요. 그 모습이 추하고 꼴 보기 싫은 사람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이미 정해진 숙명이죠. 이왕 늙는 거라면 행복한 표정으로 늙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죽음 : "나는 늙어서 죽는 사람을 오래 지켜봤지. 그중에서 행복한 표정으로 눈을 감은 사람에게 더 끌렸어. 그냥 왠지 모르게 그렇더군."
mankiwss : "당신은 웃어본 적이 없나요?"
죽음 : "나에게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지."
mankiwss : "나한테 웃는 법을 배워 볼래요?"
죽음 : "내가 왜 그래야 하지?"
mankiwss : "아까 그랬잖아요. 웃는 모습의 사람에게 더 끌린다고. 어쩌면 당신은 긍정적인 면이 있을지도 몰라요."
죽음 : "나에게 그런 면이 있다고?"
mankiwss : "원래 세상은 특이한 곳이잖아요. 당신은 너무 섣부른 판단을 하는 게 분명해요."
죽음 : "너는 내가 안 무섭나?"
mankiwss : "전혀요. 어차피 우린 떨어질 수 없는 사이잖아요."
mankiwss는 죽음에게 웃는 법을 보여줬다. 죽음은 mankiwss의 표정을 보며 웃는 모습을 조금씩 배웠다.
mankiwss : "봐요, 연습하니까 되잖아요. 죽음이라고 별거 있나요? 어차피 지구에 사는 건 마찬가진데."
죽음 : "너처럼 당돌한 사람은 처음이군."
mankiwss : "그래요?"
죽음 : "보통은 날 보면 두려워하지."
mankiwss : "나는 당신을 수용했으니까요. 그래서 괜찮아졌어요. 어차피 피할 수 없으니."
mankiwss는 죽음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 mankiwss는 죽는 것보다도 어떤 일을 해야 가장 의미 있고, 가치 있는지 생각했다.
mankiwss : "저는 글쓰기가 좋아요. 제 생각을 글로 표현하면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단 사실을 알 수 있죠."
죽음 : "글에 관련된 일을 하면 어떨까?"
mankiwss : "안 그래도 계속해서 찾고 있었어요. 죽음에 관한 주제로 글을 써보려고요."
죽음 : "나를 위해 글을 쓰겠다고?"
mankiwss : "음... 꼭 그런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mankiwss는 죽음을 주제로 글을 구상한다. 사람이 태어나고, 살아가고, 마지막엔 죽는 것. 죽는 것에도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을까?
mankiwss : "당신이 죽음이 아닌 사람이었다면 어떨 것 같아요?"
죽음 :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mankiwss : "지금 생각해 보세요."
죽음은 mankiwss의 질문에 곰곰이 생각한다.
죽음 : "꽤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
mankiwss : "왜 그렇게 생각하죠?"
죽음 :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으니까."
mankiwss : "저는 좋은 쪽으로 해석할게요."
mankiwss는 반대로 자신이 죽음이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사람이 죽는 모습을 매일매일 지켜본다면 기분이 어떨까? 대신에 사람처럼 감정을 느낀다는 조건이다.
mankiwss : "만약 내가 죽음으로 태어났다면 어땠을지 잠깐 생각을 해봤어요. 감정을 느낀다는 전제에서 말이죠. 근데... 그렇게 한다면 굉장히 고통스러울 것 같아요."
mankiwss : "당신이 사람처럼 감정을 느낀다면 아마도 고통스러울 거예요. 당신이 하는 일은 굉장히 어렵고 힘든 일이거든요. 그리고 그 일 말고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면 더더욱 끔찍하겠죠. 아무 일을 할 수 없고,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그 일은 살아있는 동안 끔찍한 일이 될 거예요."
mankiwss는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어쩌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짐승으로 태어났다면 서로 먹히고 먹히는 생활의 연속이고, 비린내 나는 고기를 뜯으며 생을 마감해야 한다는 게 고통스러울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죽음 : "만약에 다시 태어날 기회가 생기면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나?"
mankiwss : "다시는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지 않아요."
죽음 : "자유를 누릴 수 있는데도?"
mankiwss : "사람으로 태어난 것 자체가 고통이에요.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감정을 느낄 필요도 없죠."
죽음 :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원망스럽나?"
mankiwss : "차라리 새로 태어났으면 해요."
죽음 : "새도 나약한 동물 아닌가?"
mankiwss : "사람처럼 복잡하진 않죠. 무엇을 먹어야 하고, 어디 학교에 가야 하고, 세금을 얼마 내야 하고, 사람을 사귀어야 하고, 직장을 다녀야 하고 등등... 새는 이런 세세한 것까지 생각하진 않잖아요. 날개가 있으니 훨훨 날아다니면 그만이니까요."
죽음 : "사냥꾼에게 총으로 맞아도?"
mankiwss : "상관없어요. 훨훨 날다가 죽는 것도 멋지잖아요?"
죽음 : "사람도 하늘을 날 수 있지 않나?"
mankiwss : "인위적으로 날 순 있죠. 그러나 새처럼 스스로 날진 못해요."
죽음 : "mankiwss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사람은 정말 특이한 존재가 확실하단 생각이 드는군."
mankiwss : "그건 칭찬인가요?"
죽음 : "마음대로 생각해."
mankiwss : "어쩔 수 없어요. 사람은 정말 특이한 동물이에요."
죽음 : "그래서 더 재미있지. 나는 사람의 그런 모습이 좋아."
mankiwss는 학교 방학을 맞이해서 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서가 정리를 하고, 제목이 끌리는 책이 있으면 바로 펼쳐서 읽기도 한다. mankiwss는 책이 가득 꽂혀 있는 서가를 좋아한다. 마치 자기를 부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책을 좀 더 많이 읽어야겠어. 사람이 직접 경험을 다 할 순 없으니 책을 통해서 간접 경험을 최대한 많이 해보는 거야."
mankiwss는 거의 책 읽기에 푹 빠진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또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반복을 거듭한다. mankiwss는 글을 차곡차곡 써서 모았는데 어느덧 책 한 권의 분량이 되었다. 그래서 출판사에 원고 투고를 하기 시작한다.
"내가 쓴 글도 분명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거야. 책을 출간해서 내 생각을 널리 알려야겠어."
mankiwss는 계속해서 출판사에 원고 투고를 한다. 무작정 원고 투고를 하는 mankiwss. 출판사의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답변만 돌아온다.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야! 반드시 내 원고를 책으로 출간하고 말겠어."
mankiwss는 포기하지 않고 출판사를 알아내서 원고 투고를 했다. 거의 80~100군데 정도 원고 투고를 한 mankiwss. 똑같은 답변만 돌아와서 조금씩 지치기 시작한다.
"자비를 들여서라도 출판해야겠는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조금만 더 찾아보자. 분명히 내 책을 출간해 줄 출판사가 어딘가에 있을 거야!"
mankiwss는 최후의 방법으로 자비를 들여서 책을 출판하는 것까지 생각한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책을 출간해 줄 수 있는 출판사를 물색한다.
계속해서 물색하는 도중에 어느 출판사를 알게 된 mankiwss. 정말 다행히도 무료 출판이 가능한 곳이었다. mankiwss는 자신의 원고를 승인 요청했다. 며칠 후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드디어 mankiwss의 책이 세상에 나왔다. 비록 대형 서점에는 없지만, mankiwss는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을 만끽한다.
"포기하지 않길 잘했어! 이 책이 누군가에겐 반드시 도움이 될 거야! 단 한 명이 읽어도 상관없어. 그 한 명이 내 책을 읽고 도움이 되었다면 그걸로 충분하니까."
사실 mankiwss는 스스로 무언가를 이뤄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전까지의 인생은 무관심으로 일관했었다.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책을 읽게 되면서 자신이 글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어느 책에서 "동기부여가"라는 글이 mankiwss의 마음에 꽂혔다. 아마도 그때부터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했는지도 모른다.
mankiwss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것이 글이든, 그림이든, 노래든 뭐든 간에 자신이 하고 싶은 방식대로 사람에게 도움을 주길 원했다. 어느 날이었다. mankiwss는 방 안에서 스스로 질문을 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그 질문에 망설임 없이 글을 쓰고 싶다고 적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자신이 왜? 글을 쓰고 싶어 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리고 mankiwss 자신도 글쓰기가 싫지 않았다. 그렇다고 좋은 것도 아니었다. 다만, 글을 통해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었다. 그 후로 mankiwss는 책을 읽고, 글쓰기에만 집중했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었다. 그 뿌듯함과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게 이렇게 좋은 거였다면, 나만 느낄 순 없지. 다른 사람도 똑같이 느끼게 해주고 싶어. 어떻게 해야 할까?"
mankiwss는 다른 사람도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주려는 방법을 생각한다. mankiwss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책 속의 글귀에 주목한다.
"책 속의 글귀는 단순한 글이 아니야. 그 글은 사람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긴 거야. 나도 책 속의 글귀를 읽으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으니 다른 사람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을 거야."
mankiwss는 좋은 글귀를 수집하기 시작한다. 인터넷에서도 수집하고, 책 속에서도 수집하고,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등등 좋은 글귀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수집하고, 책으로 출간했다.
"세상엔 수많은 좋은 글귀가 넘치는데 내가 죽을 때까지 다 전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야. 그래도 하는 데까진 해봐야 하지 않겠어?"
mankiwss는 지금도 좋은 글귀를 수집하면서 사람에게 전하고 있다.
mankiwss는 길을 걷다가 발걸음을 멈췄다.
짝꿍 : "잘 지냈어?"
mankiwss : "오랜만이야."
mankiwss와 짝꿍은 꿈속에서만 대화를 주고받았는데 드디어 현실에서 마주쳤다.
mankiwss : "어떻게 지냈어?"
짝꿍 : "대학교 졸업하고 바로 취업했어."
mankiwss : "잘 됐다."
짝꿍 : "너는 어떻게 지내?"
mankiwss : "나는 글을 쓰고 있어."
짝꿍 : "학창 시절에 그렇게 글만 쓰더니 결국엔 작가가 된 거야?"
mankiwss : "뭐... 그렇게 됐네."
mankiwss와 짝꿍은 오랜만에 만나서 옛 추억을 떠올린다.
mankiwss와 짝꿍은 길을 걷는다. 흩날리는 벚꽃 잎이 mankiwss의 손바닥 위에 살포시 놓였다.
mankiwss : "내 손위에 놓여 있는 벚꽃 잎처럼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까?"
짝꿍 :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 나는."
mankiwss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짝꿍에게 넌지시 물어본다.
mankiwss : "너는 죽는 게 두렵지 않니?"
짝꿍 : "나는 이미 죽음을 수용해버렸거든. 그래서 괜찮아졌어."
짝꿍의 대답에 놀라는 mankiwss. mankiwss의 생각과 똑같았다.
mankiwss : "나도 마찬가지야."
짝꿍 : "너는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니?"
mankiwss는 짝꿍의 질문에 한참을 말없이 걷기만 했다.
짝꿍 : "사랑은... 좋은 걸까?"
mankiwss : "아마도?"
짝꿍 : "너는 사랑하고 싶지 않아?"
mankiwss : "사랑은 어려운 것 같아... 너는 안 어려워?"
짝꿍 : "사랑은 말할 수 없는 뭔가가 있지."
mankiwss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골똘히 생각했다. '죽음'과 '사랑'. 어떤 연관이 있을까?
mankiwss : "너는 사랑하는 사람을 대신해서 죽음을 택할 수 있을 것 같아?"
짝꿍 : "만약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진짜로 그렇게 할지도 모르지."
mankiwss는 짝꿍의 대답에 다시 한번 '사랑'과 '죽음'을 생각했다.
mankiwss : "얼마나 좋아해야 대신해서 죽음을 택할 수 있는 걸까?"
짝꿍 : "그건 말로 설명할 수 없을걸?"
mankiwss : "그렇게 어려운 질문인가?"
짝꿍 : "남녀 관계는 아무도 모르니까."
mankiwss : "너는 순수한 사랑이 있다고 생각해?"
짝꿍 : "생각하기 나름이지."
mankiwss : "사랑과 죽음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니?"
짝꿍은 가는 발걸음을 멈췄다.
mankiwss : "왜 그래?"
짝꿍 : "만약에 내가 너를 대신해서 죽는다면 너는 어떨 것 같아?"
mankiwss : "그렇다는 건 네가 나를 정말로 좋아한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할까?"
짝꿍 : "내가 너를 좋아한다면 말이지."
짝꿍은 진지한 말투로 mankiwss에게 물어본다. mankiwss는 미묘한 감정을 느낀다.
mankiwss : "너는 내가 좋아?"
짝꿍 : "응, 처음 봤을 때부터 좋아했어."
짝꿍은 솔직하게 말했다. mankiwss는 짝꿍의 진심에 자신도 고백해야겠다고 다짐한다.
mankiwss : "미안해."
짝꿍 : "뭐가?"
mankiwss : "내가 먼저 남자답게 해야 했는데."
짝꿍 : "그게 그렇게 중요해?"
mankiwss : "...."
짝꿍은 진심으로 mankiwss를 좋아했다. mankiwss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었다.
mankiwss : "나도 네가 좋아."
그 순간 mankiwss의 하얀 마음속은 화사하게 꾸며졌다. mankiwss 마음속의 소년과 짝꿍 마음속의 소녀는 서로 환한 미소를 띠며 짝꿍과 mankiwss를 바라보고 있다.